술 마신 다음 날 아침의 단상 2002-10-28   간밤엔 늦은 잠에 병에 남아 있는 XO를 전부 비우고도 한참을 지나서 징징대다 잠이 들었다 알 수 없는 홍보성 전화와 수십년만에 시진카페를 유성당 컬럼에 연재한다고 동창회 기념문집에 실리겠냐는... 글이 어떠하구 하는 친구의 전화에 잠이 깼다 굳이 실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형식으로 부터 벗어나려 한다는 자체가 스스로 만들어 내는 형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한 자유로움은 옳고 그름에 대한 겸허한 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벗어 버리는자의 자유스러움을 은밀히 즐기는 심리 또한 공범자가 아니던가 도덕의 가치와 윤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안다 이해타산의 정도는 척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스스로 만들어 내는 척도로 타인을 보려하는 자아의 군더더기를 벗어 버리자 이러한 기분으로 열어본 메일 창고에 신구대학에서 수강하는 분이 이민을 떠나면서 남긴 글을 읽으면서 오늘을 다스려 본다 "늘 좋게 생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여러가지면에서 산다는걸 조금씩은 알겠더라구요... 보이는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구요.... 강의를 얼마만큼 이해해서 내것으로 만들었는가 보다는 강의를 듣는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던것 같읍니다. 일주일에 하루 모든것을 잊고 내가 하고자 하는일에 몰입할수 있는것 만으로도 대단한 행복이었읍니다. 어쩔수 없이 강의를 못듣게 되어서 상당히 섭섭합니다. 출발 1시간전입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