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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인가 MBC 아카데미에서 강의할 무렵
서초동 작업실에 생물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는 적적함에
백화점에서 치자나무를 한그루 샀다
치지나무는 주인의 말없는 학대에도 다음해에는 꽃까지 피워
그윽한 향내를 자랑하였다
어둑한 작업실의 환경 탓인지 그 뒤론 꽃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같이 지내온 탓인지 내가 컨디션이 안좋을때면
이상하게도 치자나무도 추욱 쳐져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겨울부터 그동안 않하던 정성?을 쏱아 부었더니
과잉 친절인듯 그뒤론 아예 이놈이 몸져 누워 버렸다
병원엘 데려가 보았지만 그때뿐 별다른 효험이 없어
춘천 촬영길에 흙을 퍼다가 이판사판 흙갈이를 하였더니
또 추욱 쳐지기를 몇달
에라 그래 살다가 그렇게 가는거지 뭘
호강 받을만 하면 간다더라
그동안 무심하여 잘해주려 했더니 니 복이 그것 뿐인가...
다시 무관심으로 곁에 두기를 얼마만큼 지나니
요즘 살포시 고개를 든다
죽어 메마른 줄기를 몇번인가 잘라주려 했지만
예전의 품생폼사가 아까워 놔 두었더니
옆에서 산자의 허전함을 그런데로 메꾸워주고 있는 듯하다
죽어서도 그 몫은 있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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