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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2002 photo by Yang Jae-moon
여유로움을 부리던 날들은
머물고 있던 구름이 어느새 눈앞에서 사라지듯
그렇게 지나버리고
원고마감을 바로 앞에 두었다
사진예술지의 촬영교실 연재를 위해
학생들이 촬영한 필름들을 엇 그제 살펴본 바로는
그리 탐탁한게 별로 없다
마음에서 맴도는 [마감]이라는
단어는 때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것 같다
묻혀진 자아를 훔쳐보는 기분이랄까
만용은 아니지만 이렇듯 짐짓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혼자 미소짓게 한다
언젠가 드넓은 잔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생각이 난다
분명 구름 한점이 없었는데
어느새 시야에 들어온 구름 한 조각...
아니 그런데 잠간 눈감아 보는 상념사이에
구름은 오고 간데 없었다
아싸! 원고 끝내고
어디 한 적한 산사에서
하늘이나 실컷 보고 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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