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水不爭先 2002-10-28   photo by Yang JaeMoon 어제 상암커뮤니케이션 이라는 광고기획 회사 기업체 사원교육 강의가 있었다 사진의 표현양식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한 것이다 정작 강의내용은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대학 2년때이던가 여름이면 동네 어귀 정자에서 바둑을 즐겨 두면서 합죽선을 애용했었다 당시 바둑 잡지에서 본 글귀가 너무 맘에 들어 합죽선에 옮겨 쓴 글귀 流水不爭先 흐르는 물을 앞을 다투지 않는다 라는 의미로 바둑을 두며 조바심 내지 말고 차분하게 두자는 나름대로의 비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멋적은 웃음도 나오지만 어쩌면 그 글귀대로 멀리 보지 않고 앞가림만 해온 流水같은 나의 삶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도회지의 일상 산사에 몇일 묵을라 치면 한가로와지는 일상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너무도 확연한 답이지만 나는 아직도 도회지의 한 중심에 서있다 몇일간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 덕분에 지난 봄에 간신히 되살려 놓은 치자나무가 매말라 버렸다 너무 물을 안준 결과이다 눈물이 핑돈다 과연 내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행여 내사랑도 그런건 아닌가 내 삶도.. 말라버린 치지나무를 부둥켜 안고 맺히는 눈물 한 방울과 부끄러움으로 물을 듬뿍 주어 본다 아주 메말라 버린다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다 오늘 충주 세미나에 다녀오면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란 간절한 기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