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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촌 2002 11/14 photo by Yang JaeMoon
엇 저녁 강의후 모임에서 간단한 상견례가 있었다
빕에 돌아와 방에 들어서자 마자
꿈꾸는 사랑의 손길을 그리며 바로 잠이 들었다
13시간을 잤는데 아직도 눈꺼풀이 무겁다
마치 잃어버린 25시간의 몽롱함 같다
몇일 전 민속촌 공방에서 놋쇠로 만든 수저 한쌍을 샀다
무엇보다 50년이 넘게 작업해온 쌍둥이 장인의 물건이라 눈길을 끌었다
손수 골라주신 수저엔 남녀가 유별하단다
수저에도 그런게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어쩌면 그리도 수 많은 망치질에서
망서림없는 두들김이 만들어 내는 화음이 곱던지....
두분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물건들은 지금 어디에선가
잘 쓰이고 있을거란 생각을 해 본다
과연 지금까지 작업해온 나의 산물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 것일까....
점심에 곁들인 몇잔의 동동주 덕에 한지공방에 들려
쓰지도 못하는 붓을 들어 부끄러운 객기를 부려 보았다
正心修己
마음을 바로하고 몸을 닦자는 이야기 지만
허어~
과연 어떻게 살아온 삶이던가...
어젠 박선생의 부음을 듣고 주변의 잡다한 일들이 뒤엉켜
다시 한번 버려진 것과 버려야할 것들을 떠올린 하루였다
지금 나는 너무 해야할 일이 많은 부자다
가난한 자여 그대에게 복이 있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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