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필름 2002-10-28   강남역에서 2002 photo by Yang JaeMoon 태풍이 온나라를 휩쓸고 갔다 서울은 루사의 끝자락에 선 덕분인지 다소 많은 비와 지나는 구름 정도를 보여주었다 지난 일요일 오후 흘러가는 구름에 이끌려 이수지구 거북선 나루터를 찾았다 그 동안 뜸했던 롤리와의 나들이다 구름과 하늘, 63빌딩 그리고 한강 내 마음에 담기는 반영을 몇 컷의 촬영을 하고 새로운 필름으로 교환하여 몇 컷을 더 촬영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강변북로를 타고 한남대교까지는 5분 거리도 않되는 한산함이 좋다 내 작은 방 살아 숨쉬는 느낌이 유혹을 한다 롤리가 그윽한 미소를 짓는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카메라 가방속에 있어야할 촬영한 필름이 없다 얼마인지도 모를 시간 만큼 멀리했던 롤리와 함께한 흔적(필름)이 아무리 찾아 보아도 없다 아하! 어쩌란 말인가! 모처럼 촬영한 필름을 그것도 롤리와의 재회를 기념하는 첫 필름을 잃어버리다니.. 더구나 내 사랑의 혼이 들어있는데... 그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곳인데다 2시간이 지났으니 그냥 포기할 수 밖에... -부산 해운대의 밤을 롤리로 길에 업드려 촬영한 사진- 늦은 밤 잠자리에 들다 아 안타까운 필름 가만 포기가 문제가 아니다 잃어버린 필름이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만일 내 혼이 담긴 필름이 아직도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가야한다 다시 가야한다 설령 없으면 어떤가 그래도 가야한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여의도 원효대교를 건너 이수지구 나루터를 다시 찾았다 늦은 밤 저녁 바람을 쐬러 나온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낮에 앉았던 벤취에 다가서는 마음은 허허롭다 그냥 잠자리에 누워있는거 보단 차라리 낫지 않은가 워매 내 사랑! 그냥 그자리에 있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